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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고효율 고보안
: 제조업을 혁신하는 양자기술
손석균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기계, 전자, 화학 등의 물리적 요소에 의존해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제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여기에 또 하나의 혁신적 기술이 더해지고 있다. 바로 양자기술이다.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양자재료학, 양자통신 등 다양한 양자기술이 제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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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재료학은 전통적인 재료 연구에서 어려웠던 새로운 물질의 구조와 특성을 예측하고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생산 공정 최적화
제조업에서 생산 공정의 최적화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핵심 요소다. 기존의 고전적 컴퓨팅 방식은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특히 변수와 제약 조건이 많을수록 계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양자컴퓨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 등의 원리를 활용해 초고속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에서의 조립 공정 스케줄링, 물류 최적화,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문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부품 조달 및 조립 공정을 최적화하는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해결하면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적은 시간 내에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양자컴퓨팅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제조업에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팅 최적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물류 최적화 및 공정 스케줄링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제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기반 최적화 알고리즘이 더욱 정교해진다면, 제조업체는 실시간으로 공정 최적화를 수행하고 예상치 못한 생산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자센서를 활용한 초정밀 제조 기술
제조업에서는 극한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분야가 많다. 반도체 제조, 나노기술, 바이오 제조 등에서는 나노미터nm 단위의 오차도 제품 품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센서는 열, 전자기파 등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아 한계가 존재하지만, 양자센서는 양자 얽힘과 중첩을 활용해 기존 기술보다 월등히 높은 정밀도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자센서는 원자 단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반도체 웨이퍼의 결함을 기존보다 더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양자 기반 자기장 센서를 활용하면 배터리나 전자부품 내부의 미세한 결함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도 있다. 이는 품질관리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불량률을 낮춰 생산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국내 반도체 및 정밀 제조업에서 양자센서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과제가 추진 중이다. 이러한 연구가 상용화될 경우, 제조업의 품질관리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초고감도 양자센서를 활용한 환경 모니터링 기술이 개발되면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화학적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생산 공정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양자재료학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
새로운 소재의 개발은 제조업 혁신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초경량, 초고강도, 초전도 소재 등의 개발은 항공우주, 자동차, 전자 산업 등에 혁신을 가져온다. 양자재료학은 전통적인 재료 연구에서 어려웠던 새로운 물질의 구조와 특성을 예측하고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양자역학적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이 어려웠던 원자 및 전자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강하고 가벼운 합금, 효율적인 배터리 소재, 차세대 반도체 물질 등을 설계할 수 있다. 실제로,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질 물질 최적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한 양자기술 연구는 제조업에서의 신소재 개발 속도를 높인다.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을 위한 새로운 양자점Quantum Dot 소재 개발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색 재현성과 에너지 효율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통신을 통한 제조 데이터
보안 강화
스마트팩토리, IoT 기반 자동화 공정, 클라우드 기반의 제조 데이터 분석 등이 활성화되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양자통신은 기존의 암호화 기술이 해킹될 위험이 있는 반면, 양자암호 기술을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한 안전한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 양자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을 활용하면 제조업에서 사용되는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데이터가 전송될 때 중간에서 탈취될 위험이 있는데, 양자암호 기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이러한 보안 위협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이는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국내 여러 기관에서 양자통신 기술을 제조업 데이터 보호에 적용하는 연구를 지원하거나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미래의 양자인터넷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공장 간 데이터 교환이 더욱 안전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며, 글로벌 제조업 네트워크의 보안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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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암호 기반 네트워크를 활용한 보안 위협 차단은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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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기술, 제조업의 미래를 연다
양자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제조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양자컴퓨팅을 통한 생산 공정 최적화, 양자센서를 이용한 초정밀 제조, 양자재료학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 양자통신을 통한 보안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양자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도입하는 기업과 국가만이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 반대로 변화를 주저하거나 기존 방식에 안주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양자기술이 몰고 올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위기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기회로 삼을 것인가는 결국 우리의 결정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도전과 투자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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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균 교수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경희대학교 양자물질 글로벌 연구센터의 연구부센터장과 서울특별시가 주관하는 서울퀀텀플랫폼의 양자 교육 PM 역임 중)로, 양자기술 및 이차원 소재 기반 소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양자 시스템 및 신규 양자 물질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며 연구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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